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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8-11-20 15:13 (화)
통영과 대중문화 #7
통영과 대중문화 #7
  • 미디어스 통영
  • 승인 2018.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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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진
조선펑크 앨범 재킷 / 출처 = 벅스뮤직
조선펑크 앨범 재킷 / 출처 = 벅스뮤직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들었습니다. 집에 음악 테이프가 많은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이것저것 들었던 것 같네요.

특히 KBS에서 방영했던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라이브는 현재의 제 인생을 결정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도남동 관광단지에서 방송했던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무대도 기억나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쿨의 데뷔 무대가 그곳에서 이루어졌을 겁니다.

가요뿐 아니라 팝송도 많이 들었는데 처음 샀던 테이프가 Michael Learns To Rock의 ‘Greatest Hits’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없는 용돈을 모으고 모아 지금도 오행당 골목 입구에 있는 '명성레코드'에 쪼르르 달려가 테이프를 구입하고는 했습니다.

라디오도 많이 들었습니다. 유튜브나 음악사이트가 따로 없던 당시, 팝 음악을 가장 접하기 쉬운 곳은 라디오였지요. 정통 팝 음악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김기덕의 두 시의 데이트나 진주MBC에서에서 하던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참 많은 팝음악을 접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매번 공테이프를 넣어두고 녹음을 했지요.

그렇게 모은 녹음테이프가 수십 개는 넘었을 겁니다. 거기에 당시 유행하던 PC 통신을 통해 많은 음악 지식을 얻을 수 있었지요. PC 통신하면 할 얘기가 많아지는데요, 간략히 말하자면 그 당시 아마 저처럼 한국통신에서 주는 단말기를 얻어서 집에서 게임이나 채팅을 하다가 전화세 폭탄을 맞은 또래들이 분명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쉽게 들을 수 있는 팝 음악과 가요뿐 아니라 락, 영화, 게임, 재즈, 일본 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잡식했었죠.

특히 제가 다니던 충무고등학교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권장했습니다. 만화 동아리나 댄스 동아리, 거기에 한 해 위 선배들이 만든 록 음악 감상 동아리가 있었죠.

'레볼루션'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 동아리는 제가 3학년이 되고 나서 실질적인 동아리 활동을 못했기에 소수의 인원만 남아 밴드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인디'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지금도 활동 중인 '크라잉넛'의 '말달리자'가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조선 펑크'라는 서울의 홍대를 중심으로 펑크 음악을 하는 인디밴드들이 모여서 만든 앨범이 있었는데요, 그 앨범을 즐겨 들으며 몇몇 곡을 카피(곡 하나를 그대로 연주하는 것)것) 했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접했던 인디에 대한 인상은 불타오를 것 같이 솟아오른 빨간색 머리, 재미있고 웃긴 팀명과 가사, 무조건 빠르고 두들기고 보는 연주, 일단 지르고 보는 보컬이었습니다. 연주는 간편해 보였고 누구나 밴드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보였지요.

그 첫인상이 지금은 상당히 많이 바뀌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시에는 인디라는 게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굳이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지요. 용어라는 것에는 딱히 흥미 없었으니까요.

사실은 지금도 무어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국가나 대기업의 자본 및 시스템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창작 활동을 한다, 정도의 정석적인 말만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이것도 지금의 인디라는 시스템을 볼 때는 딱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시스템이라는 건 언제나 환경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앞으로 인디 얘기를 할 땐 인디라는 시스템을 중점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어떤 음악과 축제가 있고, 통영 출신의 인디 뮤지션들, 통영을 사랑하는 인디 뮤지션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어쨌든 이 칼럼의 제목은 '통영과 대중문화'이니까요.

아, 그리고 저의 밴드 시절 포지션은 보컬과 기타였습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도 없어 보컬을 했다가 노래를 못해서 쫓겨나고 어깨너머로 배운 실력으로 기타를 잡았으나 역시 '기타도 못 치는 세컨드 기타'라거나 "연주나 제대로 하세요"라는 말을 듣던 형편없는 기타리스트였지요.

그래서 지금은 베이스를 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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