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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19-07-09 02:30 (화)
미륵산 봄 여신 2화 : 노루귀 솜털을 닮은 꽃, 노루귀​
미륵산 봄 여신 2화 : 노루귀 솜털을 닮은 꽃, 노루귀​
  • 최정선 여행작가
  • 승인 2019.0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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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선 여행작가

미륵산을 오르는 길은 봄기운이 가득했다. 통영은 풀꽃의 신천지가 분명하다. 귀한 꽃들이 미륵산에 가득해 그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길 도중 만난 노루귀의 진분홍빛이 신비롭게 빛난다.
 
노루귀는 봄의 전령사라는 말처럼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꽃의 사진을 처음 접하고 ‘아! 저런 꽃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루귀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이다. 이 꽃은 나뭇잎이 수북이 쌓인 비옥한 토양이나 바위틈에서 자라는 양지식물이다. 노루귀는 낙엽 잔재 속에 작은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이다. 아뿔싸! 콧바람에도 날아갈 것 같아 걱정이다.
 
봄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눈 속에서 제일 먼저 알리는 꽃을 뜻해 파설초(破雪草) 또는 설할초(雪割草)란 이름도 있다. 되레 의문이 든다. 일반적으로 눈 속에서 피는 꽃을 복수초로 알고 있다. 어쨌든 이름에서 유추하자면 노루귀도 봄의 전령사로서 눈 속에 피는 꽃들 중 하나인 듯하다.
 
노루귀는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이른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노루귀속 식물의 종류는 3종으로 노루귀, 새끼노루귀, 섬노루귀가 있다. 이 중 새끼노루귀는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에 서식하며, 섬노루귀는 우리나라 고유식물로 울릉도에만 자생한다.
 
이렇게 어여쁜 꽃을 노루귀라 하였을꼬. 솜털이 뽀송뽀송한 꽃받침이 마치 노루귀를 닮았다.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하여 이름지어졌다. 혹자는 노루가 뛰는 모습과 비슷한 어여쁜 처자가 변해서 그렇다는 말도 있다. 그 빛깔이며 아름다움은 여느 서양 꽃에 눌리지 않지만 크기가 작아 하마터면 즈려밟을 뻔한 것이 탈이다.

노루귀의 전설은 이러하다.
옛날 산속에 어머니랑 사는 어여쁜 소녀가 봄이 되어 봄나물을 캐기 위해 산속으로 갔다. 그 때 마침 고을 원님이 사냥을 하러 산속에 왔다가 그 소녀를 보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는 노루, 토끼, 산돼지들과 놀고 있었다. 소녀도 사냥꾼들을 보고 동물들에게 위험을 알리고자 소리를 지른다. 소녀가 큰소리를 내며 산속을 뛰어다니는 모습이 마치 나비가 나풀거리는 것 같았다. 그 모습에 원님이 반해 버린다. 원님은 소녀를 데리고 관하로 가, 신방을 차린 순간 소녀가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 노루귀 모양의 꽃이 핀다.

그 이외 다른 지역에서도 노루귀꽃과 얽힌 전설도이 있다. 경기도 수원의 ‘노루고개’ 이야기다. 간략히 말하면 함평 이씨가 노루를 만나 복을 받게 되었다는 설화다.

옛날 산골에 함평 이씨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무척 가난했다. 생계를 위해 나무를 해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커다란 노루 한마리가 달려와 나무더미 속에 숨었다. 조금 있으니 포수가 헐레벌떡 달려와 냅다하는 말이, ‘노루 못 봤냐’고 묻는다. 나무꾼이 모른다고 말해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노루는 그를 데리고 산중턱으로 간다. 그곳을 본 순간, 나무꾼은 풍수지리상 명당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그 자리에 묘를 쓰게 되었고 그 묘에 노루귀꽃이 만발하였다. 그 이후로 자손들이 번창했으며 입신양명하는 이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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